UK SOUND SYSTEM STORY ③ UK 사운드 시스템 컬처의 화룡정점

 

1980년대 후반에 접어들고 나서는 판도가 크게 바뀝니다. 영국에서는 자국에서 나온 UK Dub, UK Roots등의 이름이 붙는 자국 특유의 스타일로 방향성이 굳혀졌지요. 아바 샨티 아이 Aba Shanti-I, 루츠 인젱션 Roots Injenction, 쟈 터비 Jah Tubby, 더 디사이플스 The Disciples 등, 1970~80년대부터 그런 스타일을 만들고 세상에 나오게 한 뮤지션, 엔지니어, 등으로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시스템을 만들어 플레이도 하기 시작했거든요. 자신이 만든 시스템에서 자신이 만든 곡들을 플레이 하는 것은 그들이 하는 최선의 프로모션이자, 최상의 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거든요. 기존에 시스템을 갖고 있던 베테랑 사운드만 Sound man들이 위와 같은 아티스들의 음악을 일부 프로듀싱을 하거나 조언을 주기도 했고, 새로 만들어낸 테스트 프레스들을 베테랑 사운드만들이 틀어서 소리와 반응을 확인할 수 있게끔 그들에게 갖다 주거나 했는데요, 소리를 너무 잘 뽑아내고 곡의 텐션과 전체적인 흐름 조절이 너무나도 좋았던 탓에 무엇을 틀어도 난리가 났었습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Aba Shanti-I, Roots Injection (Ras Muffet), The Disciples, Jah Tubby)

그들은 1970~80년대 자메이카에서 넘어온 루츠 레게를 틀며 고향을 이야기 하는 튠을 초반에 “뿌리를 잊지 말자”는 메세지를 담아 선곡하여, 점점 볼륨도 커지고, 저음역대가 강조되기 시작하며 19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의 영국산 레게/덥을 선곡하여 온고지신을 강조 하는 진취적인 선곡으로 넘어가 관객이 있는 곳을 뜨겁게 달굽니다. 여기서 새로운 것이란, 80년대 후반부터 드럼머신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일명 ‘컴퓨터라이즈드’ 혹은 ‘디지털’ 레게가 등장하여, 프로듀서가 혼자서 곡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를 하였죠. 그리고 테크노와 에시드, 하우스에 힙합까지 드럼머신이나 컴퓨터로 내는 디지털 사운드에 모두가 열광을 하고 있을 때였죠. 어떤 성향을 가진 프로듀서든 본인이 강조하고 싶은 소리의 형태를, 본인이 직접 만들수 있게 되었고, 사운드시스템을 운영하는 이가 온전한 본인의 곡을 트는 스타일이 구축이 된 것이죠. 레게와 덥은 댄스뮤직이기에, 메세지를 전달하는 라디오 스테이션의 역할도 중요 했지만, 어디서든 스피커를 설치하기만 하면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이동식 클럽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클럽마다 스타일과 장르가 있듯이 사운드 시스템도 각자의 색채가 있었구요.

Alpha & Omega – Rastafari (dubplate)

The Disciples – Return to Addis Ababa

 자메이카에서 덥와이즈 Dubwise라는 기술로 전세계를 매료시킨 덥와이져 Dubwiser인 킹 터비 King Tubby는 원래 기계 수리공을 생업으로 하며 음악을 하던 스튜디오 엔지니어였습니다. 기계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었던 덕에, 덥을 할 때 써야할 공간계 이펙터들을 직접 만들어버렸습니다. 리버브, 딜레이, 필터 등.. 기본적으로 음향 엔지니어로서 찾는 소리가 있는데 그런 이펙터가 없다면 직접 들어서 쓸 수 밖에 없다는 에티튜드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 칭하고 싶은데요, 그의 업적과 정신이 사운드시스템 컬처에도 그대로 반영이 되었습니다.

king tubby.jpg 본인이 만든 장비와 King Tubby

레게/덥 사운드에 최적화된 소리를 위한 앰프, 혹은 좀더 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른 차원의 무언가가 있을까? 결론은 아직 없다가 대다수였기에,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이죠. 당시에는 샤카 처럼 어떤 음향 기술자에게 주문 제작을 넣어, 본인만의 시스템만을 위한 형태를 구축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였지만, 매우 고가인데다가 보통이상의 기술과 귀를 갖고 있지 않으면 베테랑과 소리의 질감차가 너무 컸습니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쟈 터비 Jah Tubby와 같이 기본 틀 위에 커스터마이징 하는 주문 제작 형태가 브랜드화 되기 시작했으며, 비교적 누구나 사운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시대가 옵니다.

다양한 형태의 Pre-amp (Dub-amp)사진. 좌측 상단은 최초의 올인원 all-in-one 프리앰프라 불리우기도 하는 바라쿠다 Barracuda 프리앰프. 가장 많은 생산률을 자랑하는 JTS와 Mostec, 최근 생긴 브랜드 Dubsonic 까지 다양하게 있다. 

본인이 만든 장비는 아니지만, 시네어 Synare를 치며 H&H 라는 브랜드에서 나온 에코의 테이프를 늘렸다 줄였다 하며, 지금은 사운드 시스템에서는 당연하게된 이 스타일을 만들어낸 장 본인 쟈 샤카 Jah Shaka. 이 장면은 일부만 나오기 때문에 다소 과하게 강조가 된 느낌이 있지만, 적게는 2-3시간에서, 길게는 7-8시간을 플레이하는 샤카의 세션에서 이런 장면이 한두번 정도 연출이 될때는 거의 영접수준. 

다양한 형태의 과거와 현재의 사운드 이펙터들, NJD 스타일이 UK 사운드시스템 씬에서는 가장 유명했으며, 정가운데에 있는 시네어 Synare를 시작으로 신스 드럼도 도입이 되었다. 

자메이카와 영국을 필두로 전 세계에서도 사운드 시스템 컬처에 관심을 갖고 열광하기 시작합니다. 1970~80년대에는 통신 시설도 그리 발달하지 않았던 관계로, 그것을 직접 경험을 한 사람이 자국에 돌아가 그 문화를 전파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게 가지지 않으면 잘 퍼지지 않았었지요. 그만큼 준비 과정도 비교적 경험이 적은 관계로 지식 면에서 약간 부진한 부분들이 있기에 잦은 왕래를 해야했던 부분도 있었구요, 유지하는 부분 물론 힘들 것이 뻔했기 때문에 쉽게 그것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목적의식이 뚜렷했던 영국내 사운드시스템 파운더들은 그것을 인권운동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했었지요.

1990년대 UK 사운드시스템 씬을 논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선구자 아바 샨티-아이 Aba Shanti-I. 30년 넘게 노팅힐 카니발에 매년 사운드 시스템을 설치하여, 한곳에 다양한 인종을 보아 벽을 허무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기 시작한 중요인물 중 한사람. 샤카와 같은 스타일을 추구하지만, 좀 더 퍼포먼스적인 공연 형태의 세션으로 추종자가 전세계 곳곳에 있다. 

그러나 더욱 업그레이드 되어가는 댄스 뮤직과 압도적인 사운드, 이것 만으로 충분히 멋졌던 사운드시스템 컬처, 점점 사용하는 모국 언어가 다른 나라에서도 이 컬처에 열광을 하기 시작합니다. 비교적 국가간 왕래가 어렵지 않게 되고, PC통신 등의 발달로 각국의 실시간 정보를 가정에서도 쉽게 습득하기 시작한 1990년대를 기점으로 사운드 시스템은 세계로 뻗어나가게 됐지요. 아이러니 하죠, 기존의 BBC와 같은 세계로 뻗는 공영 방송에서는 이 컬처가 묻혔었는데 (물론 해적 라디오는 있었습니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문화가 더욱 건강한 형태로 전세계에 퍼지게 되다니요. 진실된 것과 멋진 것은 결국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기 마련인가 봅니다.

 

 

다음화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사운드 시스템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 목차

UK SOUND SYSTEM STORY ① 태동과 흐름

UK SOUND SYSTEM STORY ② 발전과 전파

UK SOUND SYSTEM STORY ③ UK 사운드 시스템 컬처의 화룡정점

UK SOUND SYSTEM STORY ④ 세계 속 사운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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