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뮤지컬을 생각하면 미국의 브로드웨이를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미 영국은 미국 뮤지컬의 콧대를 짓누른 지 오래.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1981년 캣츠 Cats로 토니상 7개를 휩쓸며 영국 뮤지컬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이른바 4대 뮤지컬이라 손꼽히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 레미제라블의 성공으로 런던 웨스트엔드를 뮤지컬의 중심지로 바꾸어 놓았다. 피카딜리 서커스 역에서 레스터 스퀘어까지 걷다 보면 수많은 뮤지컬 극장들을 만나게 된다. 화려한 네온사인 속에 걸린 거대한 포스터들…
살아 숨 쉬는 음악과 생생한 현장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영국 뮤지컬을 소개한다.
①국내에서 인기몰이 중인 뮤지컬 ‘마틸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관이래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는 결과와 함께 영화관 열풍을 불어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뮤지컬 쪽에서는 레미제라블의 신화를 탄생시킨 영국 최고의 명문 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가 제작한 ‘마틸다’가 인기몰이 중이다. 세계적인 작가 로알드 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천재 소녀 마틸다가 부모와 학교 교장의 부당함으로부터 스스로 맞서 싸워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동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마틸다는 영국 최고 권위의 올리비에상에서 역대 최고 7개 부문 수상, 토니상 5개 부문 수상, 드라마데스크상 5개 부문 수상하는 등, 평단의 찬사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로 현재 웨스트엔드드 대표 뮤지컬로 꼽히고 있다.
②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2004년 국내에서 개봉했던 ‘오페라의 유령’ 영화는 지금까지도 최다 관객 동원 넘버 10 들어갈 정도로 인기를 끈 영화다. 특히 OST 중 ‘The Phantom Of The Opera’는 음악 한 소절만으로도 오페라의 유령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누구나 다 아는 히트곡이다.
‘오페라의 유령’ 원작은 프랑스 유명 추리소설 작가인 가스통 르루 Gaston Leroux가 1910년에 발표한 소설로 1861년 파리 오페라극장을 무대로 삼고 있다.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괴신사 팬텀은 극장 지하와 연결된 하수도에 기거하며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코러스단원 크리스틴을 마음에 품지만, 그녀와 라울 백작의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고는 자취를 감춘다는 줄거리다. 이 소설은 여러 차례 영화화 작업을 거친 뒤, 영국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 의해 1986년 런던 웨스트엔드드에서 처음 뮤지컬로 무대에 올랐다. 1988년에는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성공을 거두고, 한국에서는 2001년 LG아트센터 공연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2011년 10월 뮤지컬 탄생 25주년을 맞아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열었던 적도 있다.
③ 한국 뮤지컬 최초 200만 관객 돌파, ‘캣츠’
1981년 웨스트 엔드에서 탄생한 캣츠는 30여 년간 식지 않은 인기를 누리며 ‘가장 롱런한 뮤지컬’로 기네스 북에까지 올랐다. T. S. 엘리어트의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라는 시집의 시 14편에 곡을 붙여 뮤지컬로 만든 작품으로, 각기 다른 성격과 성분을 가진 고양이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세상살이를 되돌아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늙은 창녀고양이인 그리지벨라가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부르는 ‘메모리’는 세계적으로 170여 명의 가수가 600회 이상 녹음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식지 않은 인기로 영화로 새롭게 제작될 예정이라 한다. 관능적인 고양이 역인 ‘봄발루리나’에는 10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인기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맡게 됐으며, 유니버설 스튜디오 산하 영국 영화 및 텔레비전 제작사인 ‘워킹 타이틀 필름스’가 제작하게 될 것이라고 전해졌다. 영화 캣츠도 과연 뮤지컬 캣츠처럼 큰 성공을 거둘지 기대된다.
④빵 한 조각으로 19년의 옥살이 ‘레미제라블’
때는 프랑스대혁명이 끝나고 사회적으로 아직 혼탁했던 시절이다. 대략 1820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굶주린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징역 5년, 그리고 탈옥에 대한 죄로 14년을 선고받고 모두 19년 동안 징역살이를 한 죄수번호 24601 ‘장발장’.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의 빅토르 위고 Victor Hugo가 쓴 소설이 원작으로 이 작품을 쓰는데만 17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는 나폴레옹 3세의 반대편에 섰다가 국외로 추방을 당했고, 망명생활 동안 집필을 이어가 마침내 1862년 8000쪽에 총 5부작으로 완성했다고 한다. 우리는 어릴 적 장발장이란 이름으로 단순하게 정리된 동화책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1985년 런던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세계적인 주요 뮤지컬 상 70여 개를 석권한 최고의 뮤지컬로 사랑받았다. 2012년에는 영화로 개봉했으며, 휴 잭맨과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등이 출연했다. 아울러 런던 웨스트엔드에는 레미제라블만 상영하는 퀸즈 극장(Queens Theatre)이 있다.
-특집 ④로 11월 특집을 모두 마칩니다. 12월 특집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