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음악을 들어보시죠. 세계 언더그라운드 클럽 음악의 성지라 불리는 보일러 룸의 셋이지만, 어쩐지 음악은 보일러 룸과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이질적인 느낌이 듭니다. 영상을 보시면 텐더로니어스(Tenderlonius)는 열심히 불고 있습니다. 색소폰도 불고, 플루트도 붑니다. 부는 데 일가견이 있어 보이죠? 실제로 인도의 반수리라는 악기도 불고, 외에도 여러 로컬 악기를 부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는 부는 악기를 연주하는 데 확실히 재능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부는 악기를 많이 할 줄 안다면 그건 그냥 흥미로운 재능에서만 그치겠죠. 텐더로니어스의 매력은 부는 음악을 어떻게 들려주는지에 있습니다. 그는 90년대 초 10대 시절, 레이브 유행을 따라가다가 이후 힙합, 그라임, 드럼 앤 베이스, 정글과 같은 음악을 듣고 자랐다고 합니다. 심지어 배우기도 했다고 하네요. 당시 그의 선생님은 에퀴녹스(Equinox)였습니다. 그러다 재즈로 흐름이 이어졌고, 이후에는 훵크, 라틴, 아프로비트로 이어지다 프리 재즈까지 갔다고 합니다. 엄청난 여정이죠? 그러나 그의 이러한 여정은 결코 헛된 것이나 허언이 아닙니다. 그의 앨범 [The Shakedown]을 들어보면 그 여정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죠.
텐더로니어스의 음악은 재즈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듬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드럼 앤 베이스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죠. 여기에 다양한 나라의 악기가 들어와 그것을 곡의 요소로 살리는가 하면, 새로운 문법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 멋진 음악가는 카말 윌리엄스(Kamaal Williams), 유세프 데이스(Yussef Dayes) 같은 최근 주목 받는 이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가 하면 벤지 비(Benji B), 길스 피터슨(Gilles Peterson)과 같은 이들이 칭찬해주기도 했습니다. 영국에서 존경 받는 음악가들이 칭찬한 음악가라니, 어쩐지 믿고 들어도 될 것 같죠?
남부 런던을 기반으로 하는 그의 음악을 재즈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그의 이름을 지금 기억해두면, 훗날 좀 더 큰 영역에서 반갑게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그의 음악은 여기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