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날아서 번개처럼 쏘는 밴드 – ‘썬더스 Thunders’

R1D_5351_1 copy.jpg2019년을 강타할 루키가 나타났다. 그들은 바로 ‘썬더스 Thunders’. 노브레인의 ‘보보’, 텍사스가라오케의 ‘윤영권’, 폴리튠즈의 ‘전민확’이 모인 썬더스는 자칭 ‘번개용사’라 부른다.

날아간 드럼 스틱에 관객이 맞아 응급실에 실려 갔던 적, 만취 공연 중 다이빙을 하다 기절한 적, 공연장을 착각해 다른 클럽에서 혼자 리허설을 진행한 적이 있을 정도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사람들로 뭉쳤지만 음악에 있어선 진지하다.
그들의 밴드 경력을 합치면 무려 50여 년이 훌쩍 넘을 만큼,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제대로 보여줄 썬더스를 소개한다.

 

인터뷰 : 보보 @vovo121 윤영권 @yunyoungkwon 전민확 @minhwak.jeon
사진 : 류해원 @ryuhaewon
장소 제공 : 실리빌리 @sillyville_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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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우리는 번개 용사 ‘썬더스 Thunders’입니다.

 

Q. 왜 ‘썬더스’인지 궁금합니다.
A. 우리를 가장 멋지게 해주는 단어인 것 같아서요. 특별히 밴드 이름 때문에 고민한 적도 없고, 생각나는 밴드 이름을 말해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걸 골랐는데 멤버 모두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나비처럼 날아서 번개처럼 쏘는 사운드를 들려줄 거예요.

 

Q. 음악 경력만 합쳐도 50여 년을 훌쩍 넘는데요, 각자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보보: 세상에서 음악만큼 재미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서요.

영권: 하늘의 뜻이라 생각합니다.

민확: 가출한 막내 동생을 잡으러 ‘드럭’이란 라이브 클럽을 간 적이 있었어요. 그곳에서 밴드 공연을 보고 너무나 멋져 보여서 무작정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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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각자 다른 밴드의 멤버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썬더스가 탄생한 이유는?
A. 보보: 펑크 밴드의 잠재적인 힘을 좀 더 깊게 즐기고 싶었습니다. 때마침 가장 시간이 널널해 보이는 두 친구를 만나 시작하게 됐어요. 노브레인이란 밴드를 하고 있지만 한 단계 더, 단순하고 딥하게 에너지를 풀어보고 싶었기도 했고요. 썬더스의 멤버는 기타와 드럼이 전부라서 사운드가 단순하다보니 기타라는 악기로 훨씬 더 많은 표현이 필요해요. 앞으로는 평소에 멋지다고 생각한 아티스트들과도 점차 콜라보 작업을 해 나갈 것입니다.

영권: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팀이라 생각해요. 펑크나 강한 음악은 두 번 다시 안하려고 했는데, 이런 음악을 하는 게 저의 사명임을 깨닫고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민확: 음악적으로 지쳐 있을 때 이 둘을 만나게 됐어요. 운명인 것 같습니다.

 

Q. 썬더스가 추구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인가요?
A. 모든 망상을 태우고, 원초적이며 이기적인,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음악을 추구합니다.
개러지, 펑크, 서프락, 하드코어 등 우리들 마음속에 숨쉬는 모든 자유의 근원들을 모아 썬더스만의 정서와 느낌으로 짧고 굵게 요리할 거예요.

 

 

Q. 썬더스가 영향 받은 밴드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A. 보보: 소닉스요. 주옥같은 기타 리프와 수십 년이 지나도 꺼지지 않는 그들만의 개러지 사운드는 썬더스의 음악적 방향에 많은 영향을 줬어요. 그리고 AC/DC의 앵거스 영 때문에 깁슨 SG기타를 치게 됐어요. 또한 이미지적인 부분인 번개 사운드?!의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밖에 톰 웨이츠는 재즈의 영역에서 펑크를 표현하는 과감함, 쓰레기를 악기로 쓰는 것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발함은 편곡의 발상을 여러모로 열어주었어요.

영권: 조니 캐쉬, 노브레인의 이성우, 팀 암스트롱이요. 무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과 아우라가 느껴져요. 고등학교 때인가 대학교 때, 제 방에는 늘 성우 형님의 포스터가 붙어있었어요.

민확: 위저와 카펜터스요. 음악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음악적 영감을 준 유일무이한 뮤지션이에요. 아! 러블리즈도요. 기존 아이돌 음악과 달라 윤상 선생님께서 작곡하셔서 그런지 아련하면서도 80년대 멜로딕한 감성에 영향을 받고 있어요.

 

Q.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은 어떤 음악인지?
A. 누군가의 인생의 BGM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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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각 멤버별로 오랫동안 밴드 생활을 해온 만큼,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A. 보보: 전 평소 건망증이 심한 편인데요, 공연을 해야 할 공연장이 아닌 다른 클럽에 혼자 가서 리허설을 하고 엔지니어와 대화도 했었던 적이 있어요.

영권: 아마 클럽 스컹크 헬이었을 거예요. 만취 상태로 공연을 하다가 다이빙을 했는데 기절을 하고 말았어요.

민확: 밴드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예요. 드럼을 치다가 스틱을 놓쳤는데 하필 관객 머리에 맞아서 응급실에 실려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Q. 과거와 현재의 음악 씬을 비교했을 때 어떻게 변화한 것 같아요?
A. 보보: My Way 즉,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가 많아진 것 같아서 찾아 듣는 재미가 있어요. 반면 현대의 잘 갖춰진 음악 환경 시스템 덕분에 음향만 좋고 음원은 그저 그럴 때가 종종 있는데, 그 점이 아쉬워요.

영권: 예전보다 사운드가 많이 세련되진 것 같아요. 음, 하지만 내면보다는 외면적 껍데기와 대중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음악이 많아진 것 같아요.

민확: 밴드들의 연주 실력이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그해 비해 아쉬운 점은 장르의 다양성이 많이 없어지고 유행에 따르는 밴드들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Q. 썬더스가 생각하는 ‘록’이란 무엇인가요?
A. 보보: 애물단지요. 시끄러운데 헤어지기 싫은. 친해질 때쯤 지겹고 지겨워질 때쯤 그리워요. 하지만 평생 함께 왁자지껄할 수 있는 끝없는 매력과 마치 마주보고 있기보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게 더 어울리는 친구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권: 록은 라면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뜨겁고 강렬한 맛. 때로는 삶에 양식이 되지만 인스턴트라 몸에 좋지 않을 때도 있잖아요. 도저히 라면을 못 끊는 것처럼요.

민확: 음. 재미없는데 재미있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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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각 멤버별로 10년 전과 지금의 나를 비교했을 때 어떻게 음악 스타일이 달라졌는지 궁금해요.
A. 보보: 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음악적으로는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아요. 가령 트랜스나 테크노 같은 디지털 음악까지 즐기게 됐어요. 이 세상 모든 음악은 각자의 세계관이 있고 그곳에 들어가 보면 제 각각 늘 재미있는 세상이 기다리는 것 같아요.

영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공연을 할 때마다 힘을 빼고 하는 것 같아요.

민확: 전 감수성이 풍부해서 감성적인 걸 위주로 했는데 지금은 더 감성적이 돼버렸어요.

 

 

Q. 최근 자주 듣는 음악이 궁금해요.
A. 보보: 덥과 레게 등 덥고 습한 음악을 평소에 굉장히 좋아하고요, 요즘 들어 유독 자주 듣는 게 있다면 여름 느낌의 트랜스 음악을 자주 듣습니다.

영권: 40~60년대 컨트리, 스윙 음악 등 원초적인 레트로 음악에 빠져있어요.

민확: 여자 아이돌 음악과 시티팝을 자주 듣고 있습니다.

 

Q. 앨범 발매 예정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A. 3월 중 미니 앨범을 발매할 거예요. 올 여름엔 정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고요. 일단 3월 16일 채널 1969에서 ‘Thunder Pops’이란 이름의 기획 공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전기성과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 DJ까지 함께하는 재미있는 이벤트로 썬더스가 만드는 첫 오피셜 공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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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앨범 발매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A. 너무나 많아서 노코멘트입니다.

 

Q. 현재 만들고 있는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음악이 있다면?
A. 보보: Quentin, 영화계의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 만든 노래예요. 영화 장면을 떠올리면서 들으시면 두 배로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연주곡이에요.
영권: Mongolian chop, 프로레슬링이나 이종격투기 같은 격한 스포츠를 연상하며 만든 곡인데요, 직접 선수로 뛰는 긴장감과 흥분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민확: 벌꿀오소리, 단순하지만 묵직한 어떠한 장르로 단정지울 수 없는 기발한 느낌이 드는 곡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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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협찬: 실리빌리@sillyville_co

 

Q. 2019년, 썬더스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A. 보보: 음악을 넘어 다양한 굿즈(MD)로 한 단계 더 디테일한 썬더스의 향취까지 보여줄 거예요. 특히 썬더스에게 영향을 주었던 뮤지션들의 이미지를 패러디해서 티셔츠 등 굿즈로 자주 발매할 예정입니다.

영권: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들과 콜라보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민확: 저는 인생역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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