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키함과 그루브의 끝판왕’ 자미로콰이.
자미로콰이의 싱글 앨범인 ‘When You Gonna Learn?’와 ‘Virtual Insanity’, ‘Cosmic Girl’은 27년이 지난 지금도 방송 프로그램의 BGM뿐만 아니라 디제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곡이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그들은 자미로콰이여서,
자미로콰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자미로콰이는 몰랐어도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단번에 “아~ 이 노래”라고 외칠 게 분명하니까.
자미로콰이 Jamiroquai는 영국의 그루브 밴드로 보컬인 제이 케이 Jay Kay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잼 세션의 ‘잼 Jam’과 아메리카 원주민 이로쿼이족의 이름에 약한 근거를 두고 유래한 ‘이로콰이 Iroquai’의 합성어이다.
지금까지 자미로콰이를 거쳐간 멤버들은 10여 명으로 현재는 제임스 러셀(James Russell, 색소폰), 짐 코리(Jim Corry, 색소폰), 말콤 스트라찬(Malcolm Strachan, 트럼펫), 데릭 맥켄지(Derrick McKenzie, 드럼), 솔라 아킹볼라(Sola Akingbola, 퍼커션), 롭 해리스(Rob Harris, 기타), 맷 존슨(Matt Johnson, 키보드), 폴 터너(Paul Turner, 베이스), 총 9명으로 이뤄진 빅밴드나 다름없다.
보컬이자 팀의 리더인 제이 케이는 영국 랭크셔 출신으로 1970년대 나이트클럽에서 재즈 싱어로 활약했던 어머니 덕분에 스티비 원더 Stevie Wonder, 로이 에이어스 Roy Ayers, 슬라이 스톤 Sly Stone 등 리듬 앤 블루스와 재즈, 소울 등 흑인 음악을 많이 들으며 성장했다. 1980년대 런던으로 이주한 그는 어렵게 구한 신디사이저로 곡을 만들며 여러 개의 데모 테이프를 제작했는데 그중 한 트랙이었던《When you gonna learn?》이 런던의 리듬 앤 블루스 라디오 방송인 Kiss FM에 소개되면서 제이 케이의 이름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편 제이 케이는 당시 영국의 루키였던 브랜드 뉴 헤비스 Brand New Heavies의 보컬 오디션에서 탈락하는 쓴맛을 보고 자미로콰이를 결성하게 된다. 이후 에디 필러가 이끄는 애시드 재즈 Acid Jazz 레이블에서《When you gonna learn?》이 싱글로 발매하게 되면서 곧 그들의 음악은 영국 전체로 퍼져 영국 차트를 점령하게 된다. 당시 소니 BMG 뮤직 엔터테인먼트는 자미로콰이만의 그루브의 향연과 목관 악기 디제리두의 신선함과 더불어 작렬, 그리고 제이 케이와 토비 스미스의 가사에 걸맞는 편곡에 깊은 인상을 받아 총 8장의 앨범을 보장하는 계약 조건을 제시한다.
자미로콰이는 계약을 하자마자 빡빡한 앨범 스케줄 일정을 보내게 됐는데 여담으로 스튜디오에 도착해 짐을 풀기도 전에 타이틀 트랙 작업을 했다고 한다.
1993년 자미로콰이를 영국의 스타 반열로 오르게 해준 《Emergency on Planet Earth》앨범은 ‘모자 덕후’답게 버펄로 맨을 연상시키는 제이 케이의 실루엣을 담은 이미지부터 시작해서 1970년대 댄스 플로어를 장악했던 펑키한 그루브의 영향, 자연으로 돌아간 것만 같은 따뜻한 정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그루브를 들려준다. 특히 걸프전에 대한 반향으로 만든 ‘Too Young To Die’는 70년대 스타일의 펑키한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킨 곡으로 제이 케이만의 음악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미 공식 음반을 공개하기 전부터 자미로콰이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고 결국 데뷔 앨범인《Emergency on Planet Earth》는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하며 곧장 플래티넘으로 직행했다.
1년 뒤인 1994년엔 《Return Of The Space Cowboy》는 영국 차트 2위에 머물며 ‘Space cowboy’, ‘Half the man’, ‘Stillness in time’ 등의 베스트 곡으로 영국 전역에 쏘아댔다. 앞선 두 장의 앨범을 통해 영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밴드 중 하나로 성장한 자미로콰이는 1996년 3집 《Travelling Without Moving》로 세계적인 그룹의 반열에 도달했다. 특히 ‘Virtual Insanity’는 음악적인 완성도와 대중성을 사로잡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당시 CG 효과가 없던 시절 핸드메이드적인 CG효과를 내 20세기 최고의 뮤직비디오 베스트 5위에 선정됐으며, MTV 뮤직 어워드에서 최고의 영상상, 최고의 특수 효과상, 최고의 촬영상, 최고의 혁신상 총 4부문의 상을 수상했다. 더불어《Cosmic Girl》은 영국을 넘어 미국 그리고 한국까지 큰 영향을 준 음악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자미로콰이같은 스타일의 곡은 처음이었고 이러한 영향으로 당시 자미로콰이 풍의 밴드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1998년에 발매한 싱글《Deeper Underground》은 차트 1위를 달성하며 영화 ‘고질라’에 사운드트랙으로 수록됐다. 또 다른 싱글인《Canned Heat》는 미국에서 발매됐으며 영화 ‘센터 스테이지’,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에 수록되었으며 닌텐도의 리듬 게임 및 플레이스테이션의 게임인 ‘아이토이:그루브’에 쓰였다.
1999년에 발매한 4집《Synchronized》도 3집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판매된 앨범 수는 천 백 만장을 기록하며 자미로콰이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2001년에 발매한 5집《A Funk Odyssey》는 기존의 자미로콰이의 틀을 벗어난 신선한 음악들로 다뤘다. 평론가들은 디스코와 펑키한 곡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자미로콰이의 사운드를 잃어버린 거라 말했지만,《Little L》은 전 세계적으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당시 한국에서도 쏘원 CF의 BGM으로도 사용되기도 했을 정도면 말을 다 한 거라 생각한다.
자미로콰이의 제이 케이는 약 6백억 원의 자산가가 됐으며 벌어드린 돈으로는 단연 자동차 수집이었다. 그의 수집품 중 가장 귀한 3대의 차를 출연시켜 제작한 뮤직비디오는 《Cosmic Girl》이었고, 가끔 ‘탑기어-영국’편에 출연해 전문 레이서 못지않은 운전 실력을 보이곤 했다.
2005년에 발매한 6집《Dynamite》는 발매하자마자 앨범 차트 3위를 기록했으며, 소니 뮤직과의 8장 앨범 발매 계약 중 마지막 앨범인《Greatest Hits》에는 신곡인《Runaway》,《Radio》가 들어있다.
우리나라에는 2012년 내한을 해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공연을 했으며, 이후 2013년 지산 월드 락 페스티벌에 내한한 적이 있다. 제이 케이는 2001년 인터뷰에서 “난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 요즘 곡들은 들을 필요가 없다. 우리 중 그 누구도 옛날 뮤지션보다 못하니.” 라고 밝힌 적이 있다. 제이 케이는 어릴 적부터 듣고 자랐던 흑인 음악을 토대로 자신의 뮤직 스타일로 진화시켰다. 제이 케이의 음악은 단순히 음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클럽 음악으로도 발전을 시켰고 그의 음악은 스펙트럼처럼 넓고 다양하게 영향을 주었다. 또한 제이 케이는 글로벌 스타답게 데뷔 시절부터 환경문제와 제3세계 문제 등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으며, 1993년 고래 포획 반대 콘서트 개최, 노숙자를 위한 기부활동을 하는 등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멋진 아티스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