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영국의 펑크 서브컬처가 극에 달해 모두가 식상할 때쯤 “이제 펑크나 로큰롤들은 지겹고 흥밋거리가 사라졌으며 생동감을 줄 수 있는 음악, 즉 신나게 춤추고 무언가 직접적으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겠다”라고 큰소리를 치며 등장한 영국의 5인조 듀란 듀란 Duran Duran. 그들은 록그룹이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밴드의 형태를 띠었지만, 기존의 록 음악이라 생각할 수 없는 매우 생소하고 어색하게 들릴 수 있는 전자 음향을 도입해 마치 댄스를 추기에 안성맞춤인 흥겨운 곡들을 만들어냈다.
처음 그들의 음악을 들었을 땐 대중들은 엄청난 충격과 함께 그들의 음악성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시간이 흐를수록 듀란듀란의 음악과 비슷한 형태의 사운드를 구사하는 그룹들이 늘기 시작하면서 대중들도 점차 호의적인 반응과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듀란듀란이 유명해진 데에는 그들만의 특별한 패션스타일도 한몫했다. 한껏 부풀린 헤어스타일은 마치 ‘토요일 밤의 열기’의 존 트라볼트를 보는 것만 같았고, 검정 가죽 바지에 화려한 프린트의 재킷은 언발란스 하면서도 매우 독특해 그들의 스타일은 ‘듀란 스타일’이란 이름으로 영국을 넘어 유럽 전체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유행이 됐다.
듀란듀란은 존 테일러(베이스), 닉 로즈(키보드), 로저 테일러(드럼), 사이몬 르봉(보컬), 앤디 테일러(기타)로 이뤄진 5인조 팝 록밴드로 그들은 로제 바딤 감독의 공상과학 영화 [바바렐라(1968)]에서 나오는 악역 인물인 “Dr. Durand Durand”의 이름을 따서 그룹의 지었다. 60년대 영국에서는 모드 문화와 함께 미래지향적 패션과 공상 과학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 어릴 적 그것을 보고 자란 그들은 미래지향적인 전자 음향을 도입해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냈다.
1981년 듀란듀란은 EMI와 계약을 맺은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때 첫 싱글인 [Planet Earth]는 새로운 댄스 록 스타일의 사운드라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얻어 데뷔 앨범 [Duran Duran]은 영국 앨범 차트 최고 3위까지 순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두 번째 싱글인 [Careless Memories]가 37위에 진입, 세 번째 싱글 [Girls On Films]도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할 찰나, 뮤직비디오는 선정성에 의해 BBC에서 볼 수가 없었다.
Duran Duran – Planet Earth
그들의 수많은 앨범 중 최고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 [Rio]. 이 곡은 자메이카의 레게 리듬을 도입한 흥겨운 댄스곡으로 1983년 6월에 발매해 20주 이상 탑10에 머물렀던 기록이 있을 만큼 그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Duran Duran – Rio
그들의 인기가 식을 줄도 모르는 가운데 1985년, 존 테일러와 앤디 테일러가 탈퇴를 하게 되며 나머지 멤버들은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여 지속적으로 새로운 음반을 발매하지만 기존만큼 큰 인기를 얻게 되지 못한다. 이후 테크노와 힙합 음악으로 더 이상 신스팝은 후퇴하게 되지만 그들의 음악 창작 활동은 식을 줄 몰랐다. 2008년 4월 17일과 2012년 3월 12일 국내에 내한해 올립픽 경기장에서 공연을 했던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듀란듀란.
현재도 꾸준히 잦은 멤버 교체가 있지만 그들의 음악 사랑을 말릴 수가 없을 것이다. 또한 그들을 가리켜 ‘브리티시 뉴 로맨틱 그룹’이라고 평을 하는데 듀란듀란 자신들은 어떤 한 장르에 국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하며 언제나 새로운 시도의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은 이 곡.
Duran Duran – Notorious
THE B-SIDE MAGAZI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