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특집 – UK SOUND SYSTEM STORY ① 태동과 흐름

 

때는 1954년 런던, 카리브해에서 이주를 해온 이주민 듀크 빈센트 Duke Vincent가 주변에서 쓰이던 스피커들을 모아, 쌓아 올려 당시 자메이카에서 들어온 스카와 칼립소 등을 큰 볼륨으로 즐겼던 것을 계기로 사운드 시스템 문화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꽤나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그의 방법은, 곧 60년대로 넘어가면서 허더스필드 Huddersfield, 버밍험 Birmingham, 브리스톨 Bristol, 그리고 London으로 퍼지고, 저음, 즉 베이스가 주는 파동이 영국 전역을 뒤흔들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볼륨 자체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임시 무도회장 같은 분위기에서 모두가 춤을 추다가 대화도 나누는 만남 중심의 이벤트가 대다수 였지요. 그러나 공업도시였던 허더스필드에서는 댄스 뮤직이 누구보다도 중요했나 봅니다. 인구밀도나 동네의 크기로 보면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사운드시스템 컬처가 밀도 높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핫한 컬처를 지금 우리에게 베이스 동네로는 익숙한 브리스톨과 런던이 받아들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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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an Burke – 허더스필드의 Earth Rocker 사운드 시스템의 오너

 

유행으로 번지며 타 장르에서도 모방을 하기 시작하지만, 사운드 시스템의 장점이 그 어떤 장르보다 두드러졌던 루츠 레게라는 장르는 애초에 자메이카에서부터 베이스가 중심이 되는 음악으로 자리매김을 했던 터라, 써 콕슨 Sir Coxsone, 쟈 샤카 Jah Shaka, 퐛만 Fatman 등이 엄청난 베이스 볼륨을 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물론 베이스만 센 것이 아니고 각 음역대를 잘 살릴 수 있는 세팅으로 밸런스를 잡아, 루츠레게가 갖고 있는 압도적인 음색을 표현 하였죠. 그리고 이 엄청난 소리를 내는 스피커들을 잘 다루려면, 꽤 많은 장비들이 필요 했는데, 그중 프리앰프 (a.k.a. Dub Amp)는 가장 중요하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물건 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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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h Shaka Sound System
URBANIMAGE.TV
Sir Coxsone Ou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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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an International Sound System (Mixmag)

 

 

어차피 이주민 1세대, 2세대들이 고군분투 하던 시절에는, 당시 펍이나 클럽 같은 곳에 들여보내 주지도 않았을 뿐더러, 영국의 공영 방송 BBC는 레게를 이주민들의 폭동 음악이나, 검둥이들의 저급한 문화로 소개를 하며, 방영을 하지 않았고, 하더라도 페이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사운드 시스템이 갖고 있는 힘은 정말 대단했죠. 그것이 바로 사운드 시스템이 지금까지도 지속되어오는 시발점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라디오에서 틀어주지 않는 고향의 음악, 혹은 베이스가 육중하여 온몸을 움직이게 하는 음악만을 끊임없이 틀어주는 유일한 매체는 사운드 시스템 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커뮤니티 센터에 사운드 시스템을 운영하는 크루가 모여 사운드 시스템을 설치하고, 파티가 시작이 되면 삼삼오오 모여 서로 소식을 묻고 듣고, 고향의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것이 그들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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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mingham

 

물론 연대감만이 사운드 시스템 컬처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특정 음역대를 강조하거나, 몇가지 음역대별로 나누어 세팅을 한 스피커와 앰프에서 나오는 그 소리는 라디오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소리였거든요. 당시 라디오를 들으며 블루스 파티에 다니던 (이주민이 아닌)영국인 학생들과 젊은이들은 노팅힐 카니발 Nottinghill Carnival과 같은, 우연히 이러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거리 축제 등을 계기로, 라디오를 끊고 거리로 나오는 문화적 현상도 발생했습니다. 별로 친숙하지 않았던 레게라는 장르가 엄청난 스피커에서 엄청난 소리로 나오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1970년대 중반을 넘어 후반에 접어들었을 무렵, 점점 관중이 많아진 각 사운드 시스템 크루간의 경쟁 구도도 점점 뚜렷해지고(심해지고), 새로이 시스템을 구축하여 거리에 뛰어든 젊은 크루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팔로워가 늘어난다는 것은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을 늘 반증했고, 국가에서는 그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단속이 시작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이주민들이 이유 없이 잡혀가거나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보신 분들도 많이 계실 것이라 사료되옵니다만, 경쟁구도가 생기고, 차별을 당하고, 단속을 당하고, 체포를 당하는 등, 위에서 언급한 내용이 모두 들어있는 영화 바빌론 Babylon (1983)의 가장 유명한 한장면 입니다.

 

이상 사운드 시스템 컬처에 대한 이야기 1부였습니다. 매주 목요일 1시경 4회에 걸쳐 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참고자료!

 

 

UK SOUND SYSTEM STORY ② 발전과 전파

UK SOUND SYSTEM STORY ③ 영국내 사운드 시스템 최고의 부흥기

UK SOUND SYSTEM STORY ④ 타 UK발 장르에서의 영향력과 행보

 

목차는 위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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