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마음의 양식’이라 불린다. 그리고 지금은 독서의 계절인 ‘가을’이다. 쌀쌀한 계절엔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다. 그럴 땐 누워서 한 손엔 과자, 한 손엔 책 한 권을 읽으며 내년 휴가지를 정해보는 건 어떨까.
당신이 읽고 있는 사이트는 ‘브리티시 서브컬처’이니까 영국의 문화에 대해 국내에서 출간한 ‘한글’ 서적을 추천할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디자이너부터 차, 베이커리, 디자인 등등.
영국을 ‘모르고’ 가는 것보다 ‘알고’ 간다면 당신의 여행은 가장 기억에 남는
휴가지가 될 것이니까.
①영국의 60년대 서브컬처와 패션을 알고 싶다면?
[여자를 완성한 여자 메리 퀀트]
60년대 영국에 미니스커트의 열풍을 불게 한 패션 디자이너, 메리 퀀트. 그녀는 1934년 런던 블랙히스에서 태어나 골드스미스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후, 1958년 런던의 킹스 로드에 첫 번째 숍 ‘바자 Bazaar’를 오픈해 온통 회색빛인 우중충한 영국의 거리를 형형색색의 미니스커트와 핫팬츠로 물들여 놨다. 거리는 곧 런웨이가 됐으며 그녀는 곧 패션계의 비틀즈로 불리게 됐다.
그녀는 비즈니스의 여왕으로 패션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미니 쿠퍼, 바비 인형 등 자신의 이름을 딴 컬렉션을 내놓기도 했으며 영국의 스트리트 패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장본인으로서 생생하게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을 했다. 또한 한 남자의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커리어 우먼으로서 파란만장한 삶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 놓았으며, 앞선 스타일과 다양한 인맥, 일과 사랑의 균형, 자기창조 등에 대해 설명했다. 영국의 60년대 경제적인 상황과 그녀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패션 아이디어에 대해서 탐미해보고 싶다면 꼭 이 책을 추천한다.
②추운 겨울에 제격인 따뜻한 홍차에 대해 알고 싶다면?
[홍차 너무나 영국적인]
카피라이터로 영국에 거주했던 지은이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 영국의 문화가 그리워 그곳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홍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지은이는 영국 문학과 대중문화를 관통하는 영국인과 홍차의 관계를 수집하여 이 책을 썼다. 영국인의 생활과 문화 깊숙이 스며들어 다양한 역할을 하는 홍차를 둘러싼 이채롭고 재미있는 영국의 이야기.
홍차의 역사는 빅토리아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다. 귀족들에게 홍차는 우아한 소품이었고, 과로와 추위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에겐 홍차의 따스함은 만병통치약과 같았다. 홍차는 커피와 또 다른 매력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다양한 맛으로 매력을 어필한다. 바쁜 일상 속에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③영국의 달콤한 유혹, 영국의 베이커리에 대해 알고 싶다면?
[집에서 만드는 영국 과자]
바늘에 실 따라가듯 홍차와 함께 하면 더욱이 행복한 달콤한 ‘베이커리’.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고 있는 ‘스콘’, ‘머핀’, ‘번즈’는 모두 영국의 대표적인 빵이다. 이 책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레시피와 더불어 유래와 그에 얽힌 사연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 스튜어트가 사랑했던 쇼트브레드, 사랑하는 남편 알버트공을 잃고 실의에 빠진 빅토리아 여왕을 위로해준 빅토리아 샌드위치, 광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도시락으로 탄생한 코니시 페이스티, 파이를 구울 때 빠져서는 안 되는 까만 도자기 새 [파이 버드] 등 빵에 얽힌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영국 베이커리, 티타임의 나라답게 먹는 방법도 영국만의 독특한 방식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홍차에 적셔 먹기’이다.
과연 어떤 베이커리가 홍차에 적셔먹으면 맛있을지?! 궁금하다.
④독보적인 디자인 양식을 갖춘 영국이 궁금하다면?
[영국 디자인]
‘디자인’이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관념과 실행을 이르는 뜻이다. ‘명작’은 훌륭한 작품, 또는 어떤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왜 영국 디자인인가? 영화 《덩케르크》에서 톰 하디가 운전한 전투기, 통신의 플랫폼을 바꾼 애플의 아이폰, 전 세계 전화박스의 상징인 된 빨간색 전화박스, 제품의 기능을 디자인으로 표현한 청소기 다이슨, 영원히 소장하고픈 펭귄 사의 도서 표지까지.
이 모든 것들은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영국 디자인 작품들이다. 유용함과 아름다움은 모든 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두 가지 가치다. 눈에 띄는 디자인은 제품의 겉면을 돋보이게 만들 수는 있지만 제품의 본질적인 존재 가치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사용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현명한 디자인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영국의 디자이너들은 ‘더 좋은 것’에 실용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데 특출한 재능이 있으며, 형태와 기능 사이의 균형을 매우 능숙하게 조절한다.
이 책은 영국만의 언제나 무심한 것 같으면서도 우아함과 실용적인 기능, 그리고 영국 특유의 개성에 대한 세부 요소들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⑤영국의 술 문화에 대해 궁금하다면?
[낮술도 괜찮아요, 여긴 아일랜드니까요]
흔히들 말한다. 어머니, 아버지도 몰라본다는 그 무섭다는 낮술. 하지만 아이리시는 다르다. 아이리시는 기쁠 때나 슬픈 때나 펍을 찾아 술을 마신다. 아무 이유 없는 보통날에도 이유가 없어서 펍을 찾는다. 생각해보니 아일랜드는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펍이다. 낡은 나무들로 지어진 펍의 외부, 그리고 나무 탁자….
펍은 ‘퍼블릭 하우스 Public House’의 줄임말로 술과 음식을 파는 대중 술집을 일컫는다. 아이리시의 하루는 펍에서 시작해서 펍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펍은 아이리시의 일상에 깊이 침투해 있다. 아이리시들은 펍에서 먹고, 펍에서 마시고, 펍에서 노래하고, 펍에서 춤추고, 펍에서 일상의 고민을 나누고, 펍에서 사람과 삶에 대한 질문을 논한다. 이쯤되면 펍은 아이리스의 삶 그 자체다. 한국엔 포장마차가 있다면 아이리시에는 펍이 있다!
⑥영국의 음악과 영화를 한 번에 보고 싶다면?
[켈트 음악, 영국 제도를 품다]
영화의 세계에서 음악은 영상과 스토리에 비해 쉽게 간과되곤 한다. 그래서 저자는 아쉬움을 느낀 나머지 직접 영화 음악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이 책은 영국 제도권 국가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북아일랜드 포함)와 관련 있는 영화 22편에 등장하는 음악을 다룬다.
이들 영화에 등장하는 켈트 음악, 영국 민요, 대중음악, 브라스 밴드 음악 등 켈트 음악에 녹아 있는 특성에 대해 알려준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북아일랜드 포함)는 지리적·역사적으로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잉글랜드의 오랜 통치 아래 스코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는 정치경제 면에서는 잉글랜드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많지만 문화 면에서는 독자적이다.
이 책은 켈트와 관련 있는 영화 22편 속의 등장인물들과 그들이 발 딛고 서 있는 세계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음악(클래식, 민속음악, 대중음악 등)을 다룸으로써 영화와 음악에 대한 흥미를 이끈다. 영국 영화 음악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길.
-다음 주에는 [11월 특집 ③ – 당신을 품위 있게 만들어 줄 영국 찻잔]이 업로드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