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특집 ① – 영국 레코드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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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디깅의 계절이 왔다. 발품을 팔아가며 디깅을 하기엔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 봄과 가을은 움직이기에 매우 적절한 날씨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때마침, 내일은 레코드 페어가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영어로는 디깅 digging, 사전에선 파기, 채굴, 채광, 발굴이라 적혀있지만 레코드를 찾는 행위를 뜻하기도 한다. 시대가 좋아져 누구나 집에서 쉽게 손가락 클릭 한 번으로 레코드를 살 수 있는 세상이 왔지만 아직까지 인터넷 세상에 떠오르지 않은 보석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리이슈가 됐건 오리지널이 됐건 인터넷에 품절이 됐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자. 직접 두발로 레코드를 찾아다니는 보물찾기 지도를 이제부터 알려드릴 테니. 특히 국내에선 미국 레코드에 비해 영국 레코드는 찾기 어렵다. 물론 예외로 자주 보이는 영국 레코드 앨범도 있다. 이번 포스팅의 좌표대로 움직이면 가슴속에 담아둔 숨은 보물을 찾을 수도 있으니 행운을 빈다. 또한 국내에선 영국 음반을 이베이나 디스콕스에 비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꼭 인터넷에서 구매하기 전 발품을 먼저 팔아보길 권한다.   글/사진 미미

  1. 회현 상가의 터줏대감 – 리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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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 디깅을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리빙사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1963년 회현 상가에 오픈한 리빙사는 지금까지도 2대를 걸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여 년 전 처음 디깅을 시작했던 나도 리빙사를 제일 먼저 찾은 곳이기도 하다. 매주 일요일이 되면 리빙사를 기준으로 긴 박스의 행렬이 늘어지곤 했다. 당시 가격은 3~5천 원. 박스 안에는 미국 음반과 가끔씩 영국 음반이 나오곤 했다. 물론 잘 알려진 고가의 앨범들이 나올 확률은 희박했지만 정말 운이 좋으면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했다. 또한 더 후 The Who와 더 잼 The Jam의 앨범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리빙사는 클래식부터 재즈, 팝, 록, 가요 등 거의 모든 장르를 취급하는 곳으로 영국의 록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음반도 디깅이 가능하다. 다만 리이슈 앨범 보다는 오리지널 앨범 또는 당시에 생산된 레코드들을 판매하는 곳으로 중고 레코드가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곳이다.

현재도 영국 레코드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 곳으로 명동에 볼일이 있으면 한 번쯤 들르기에 딱 좋은 곳이다.

 

  1. 용산의 랜드 마크 – 용산 전자 상가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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⓵ 올리버 뮤직

2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보이는 레코드 숍이다. 리이슈 레코드를 중점으로 CD, 블루레이 등을 판매한다. 리이슈 레코드들이기에 재발매 또는 요즘 시대의 아티스트들의 앨범 구입이 가능하다. 물론 오리지널도 존재하고 있지만 중고에 민감하다면 리이슈 앨범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은 숍이므로 온라인에서 품절됐던 레코드들을 여기선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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⓶ 마술피리

마술피리는 용산전자랜드 상가 내에서 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레코드숍이다. 몇 년 전만해도 미국에서 레코드를 수입했지만 현재는 일본에서 음반이 들어오고 있어서 일본 음반과 일본에서 발매한 라이선스 영국 음반이 섞여있다. 물론 미국에서 프레싱 된 미국 라이선스 영국 음반도 있다. 마술피리는 다른 음반 숍과 다르게 중고 레코드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앨범의 재킷 상태가 좋지 않은 레코드가 좀 있는 편인데 반면 레코드는 깔끔한 편이니 구매 전 꼭 레코드 컨디션을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팁으로 무작정 레코드 컨디션을 확인한다고 레코드를 집자마자 계속해서 레코드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장님들도 계신다. 단골이 아니고서야 처음 오는 손님들이 얼마큼 레코드를 잘 아는지 모르니 그럴 경우에는 사고 싶은 레코드를 한 번에 모아서 사장님 앞에서 계산하기 전에 컨디션 확인을 한다고 말하고 상태가 좋지 않은 레코드를 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 하나의 팁, 턴테이블이 없는 숍일 경우엔 집에 가서 확인해보고 튀는 곳이 있을 경우 교환이 가능한지 여쭤보자. 교환을 하러 갔을 땐 증거 영상을 꼭 사장님께 보여주고  ‘환불’이 아닌 ‘교환’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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⓷ 뮤직 가이드

리이슈와 오리지널 레코드가 함께 있는 곳, 뮤직 가이드. 뮤직 가이드는 록 음반도 꽤 있는 편이지만 재즈 레코드가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CD 보유양도 다른 숍에 비해 꽤 많은 편이고 이곳의 장점이라면 십여 년 사이에 발매한 오리지널 앨범들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베이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앨범들을 조금 저렴하게 갖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좀처럼 쉽게 볼 수 없는 영국 재즈 레코드들도 보이니 재즈 음악을 좋아한다면 꼭 이곳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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⓸ 필 레코드

레코드 마니아들 사이에선 절대 알려주고 싶지 않은 혼자만 알고 싶은 레코드 숍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필 레코드도 그중 하나이다. 필 레코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직접 영국에서 판을 구매해 판매하는 숍 중 하나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7인치 레코드를 판매하는 숍이기도 하다. 50-60년대는 앨범 개념이 아닌 싱글 개념이었기에 7인치 레코드로만 발매를 했었다. 처음 필 레코드에서 7인치 레코드를 디깅했을 땐 비틀즈부터 희귀 레이블에서 발매한 스카&레게 레코드들이 보였다. 최근에도 7인치 레코드를 판매를 하고 있지만 비틀즈나 핑크 플로이드 등의 유명 록 그룹의 레코드들이 보이는 곳으로 영국 록이나 브릿팝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에게 환영받을 레코드 숍이다. 영국 음악 마니아라면 이곳을 둘러보기엔 아마 2시간도 부족할 것이다.

 

-다음 주에는 [11월 특집 ② – 영국 서브컬처에 관련된 서적] 이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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