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헤어 스타일과 함께 무대 위에서 춤을 춥니다. 그러더니 이내 멋지게 색소폰을 불기 시작합니다. 그 연주는 멋진 세션들과 좋은 인터플레이를 만들어내며, 얼핏 들었을 때는 리듬의 비중이 크진 않지만 충분히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런던 재즈 신을 새롭게 이끌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누비아 가르시아(Nubya Garcia)의 이야기입니다.
누비아 가르시아는 자신의 뿌리를 아낌없이 드러냅니다. 카리브해 출신의 부모님으로부터 강하게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음악만 들어도 알 수 있죠. 중앙아메리카 쪽 음악은 자연스럽게 음악에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흥겨운 음악을 만드는 것이죠. 하지만 누비아 가르시아에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때로는 복잡하고 묵직한 진행을 선보이기도 하며, 훵키한 사운드도 담아내죠.
누비아 가르시아가 선보이는 것은 단순히 개인 차원에서의 멋이나 개성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런던에서 재즈 음악을 하는 세대를 대표하는 것이죠. 자신의 음악적, 문화적 뿌리를 짙게 흡수하고 그걸 재즈라는 문법을 사용하는 것 이상으로 재즈 안에서 표현해내기 때문에 멋진 것입니다. 일례로 누비아 가르시아 외에도 지난 해 많은 주목을 받았던 모세스 보이드(Moses Boyd)는 재즈 내에서 그라임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재즈 클럽도 라이브 클럽도 아닌 전자음악이 나오는 클럽에서 라이브를 소화하며 재즈라는 장르가 지닌 선입견을 깨고 있기도 합니다. 멋지죠?
런던의 재즈 신은 요즘 말 그대로 심상치 않습니다. 뭔가 멋진 일을 벌릴 것만 같은 모습이죠. 아메리칸 재즈에서도 카마시 워싱턴을 주축으로 새로운 재즈를 선보이는 이들이 늘어났으니, 유럽 재즈 역시 변화가 있어야겠죠. 그런데 유럽 재즈라고 했을 때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영국이 이제는 재즈의 새로운 흐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과연 세계를 뒤흔들만한 움직임이 일어날지, 혹은 이 움직임이 더욱 길게 유지될 수 있을지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