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도쿄 도요수 핏(TOYOSU PIT)에서 있었던 양일간의 공연 이후, 브리스톨 씬의 대명사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공연 활동은 이번 6월 중순까지 전혀 없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팬들의 오랜 염원인 앨범 작업에 열중하는가 싶었지만, 어느새 투어 일정은 6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가득 차버렸는데요.

그 빼곡히 들어찬 투어 일정 중 첫 공연은, 이번 투어 중 유일한 영국 공연인 에덴 프로젝트(Eden Project)에서의 공연이었습니다. 영국의 땅끝마을이라 할 수 있는 콘월(Cornwall)의 거대한 식물원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 매시브 어택은 양일간 무대에 오르기로 되어있었고 티켓은 당연히 모두 매진됐습니다.
공연에 가지 못한 팬들이 공연이 끝난 후 당연히 처음 확인하게 되는 것은 셋리스트나 공연 실황 영상입니다. 하지만 공연 실황의 업데이트는 더뎠고, 셋리스트는 지난해 도쿄에서의 공연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Eurochild’가 다시금 셋리스트에 추가됐지만, 브렉시트(Brexit) 이후 부활했던 이 곡은 도쿄 공연에서도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던 곡이니 큰 의미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시각으로 6월 17일 일요일, 매시브 어택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하나의 사진이 오랜만에 올라왔습니다. ‘Legacy of War’ 그리고 ‘Giles Duley’가 태그된 글에 한 매거진 사진이 업데이트됐습니다.
태그에 포함된 길스 둘리(Giles Duley)는 런던 출신의 사진가입니다. 매시브 어택의 팬이라면 알겠지만, 그는 그가 UN 난민기구와 작업했던 사진들로 지난해 매시브 어택과 협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매시브 어택의 지난해 공연 영상을 보다가 난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봤다면, 바로 길스 둘리의 사진입니다.

길스 둘리는 자신의 업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프로젝트가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Legacy of War’입니다. ‘Legacy of War’는 세계 분쟁 지역의 장기적인 영향 혹은 그 결과들을 도큐멘팅하여 분쟁의 영향을 받은 개인과 공동체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스토리텔링이 변화 촉진의 힘을 갖고 있다고 믿고 행동하는 프로젝트이자 단체입니다.
길스 둘리, 이 런던 출신의 사진가는 단순히 문서화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자신이 들은 이야기들을 남들에게도 들려줘야겠다고 수차례 확신하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매시브 어택과 협업한 것에 이어서, 매시브 어택과 길스 둘리, 이들은 올해는 어떻게 하면 이전보다 한 걸음 더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그들은 ‘Save The Children’에서 제공해주는 사진들을 라이브 공연에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신문을 제작하여 공연 후 관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에덴 프로젝트에서 6/15, 16일 양일간 있었던 공연 이후, 이들은 약 1만 부에 달하는 신문을 관객들에게 배포했습니다. 라이브 공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들에게 자신이 듣고 아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 신문은 바로 길스 둘리의 ‘Legacy of War’를 지지하는 NGO 단체 ‘EMERGENCY’나 ‘MAG(Mines Advisory Group)’, 그리고 UN 난민기구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