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런던 남부에는 눈여겨 봐야 할 음악가들이 많다. 이미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어버린 킹 크룰(King Krule)을 제외하고도, 최근의 행보만 본다면 코스모파이크(Cosmopyke)와 셰임(Shame). 좀 더 수면 밑으로 들어가자면 저커브(Jerkcurb)나 홀시(Horsey)까지. 여러 음악가 중에서도, 최근 런던의 인디씬을 리빌딩했다는 평까지 듣고 있는 음악가는 브릭스턴(Brixton) 출신의 4인조 밴드 고트 걸(Goat Girl)이다.
코미디언 빌 힉스(Bill Hicks)의 얼터-이고(Alter-Ego)였던 ‘고트 보이(Goat Boy)’에서 그 이름을 따온 고트 걸은, 보컬/기타 클로티 크림(Lottie ‘Clottie Cream’), 기타와 보컬을 겸하고 있는 L.E.D(Ellie ‘L.E.D’), 그리고 베이시스트 네이마 젤리(Naima Jelly)와 드럼을 맡고 있는 로지 본즈(Rosy Bones)로 구성되어 있다.

남부 런던 출신의 이 4인조 밴드는 2016년 6월 24일, 세계적으로 충격을 안겼던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BREXIT)’가 결정되던 날, 어떤 앨범도 발매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러프 트레이드(Rough Trade)와 계약하기에 이른다. 바로 그 전날 브릭스턴의 윈드밀(The Windmill)에서의 공연 후 성사된 이 계약에 대해, 기뻐야 하는지 혹은 슬퍼야 하는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달콤씁쓸한 날이었다고 표현한 클로티 크림.
아무런 물리적인 결과물 없이 인디 레이블 러프 트레이드와의 동행을 시작했지만, 2016년 하반기부터 고트 걸의 결과물들이 꾸준히 발표된다. 2016년 10월, 데뷔 스플릿 싱글인 [Country Sleaze] 그리고 [Scum]을 발표한 데 이어 순차적으로 해당 곡들의 인상적인 뮤비를 남기기도 했다.
이듬 해 5월, 런던의 비전스 페스티벌(The Visions Festival)의 오프닝을 맡았던 고트 걸은 두 번째 싱글인 [Crow Cries]를 발표. 연이어 하반기에는 그들의 1집 [Goat Girl]에도 수록되어 큰 사랑을 받는 곡 [Cracker Drool]을 발표했다. 비틀즈(The Beatles)의 하드 데이즈 나잇([A Hard Day’s Night])에서 영감을 받은 재기발랄한 뮤비를 보여주기도 한 [The Man]은 2018년 초 공개. 이어서 4월, 그들의 데뷔 정규 앨범이자 셀프-타이틀 앨범인 [Goat Girl]을 발매했다.

4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그들의 앨범 커버만큼이나 다양한 색깔을 담아낸 19곡을 수록한 고트 걸. 지금 현재 영국 서브컬처 씬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할 브릭스턴 출신이자, 클럽 윈드밀(The Windmill)에서 정기적인 공연을 하기도 했던 그들은, ‘여성 4인조 밴드’를 넘어서서 영국 서브컬처 씬의 젊은 음악가를 찾는다면 꼭 들어봐야 할 밴드이자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