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한국의 모즈 Mods 소년 ‘강병역’

나와 모드를 상징하는 로렐를 몸에 새긴 날

노동 계층임에도 불구하고 고급 맞춤 양복에 이탈리아산 스쿠터를 타며 건방진 걸음걸이로 거리를 활보하는 소위 ‘있는 척’의 모든 것을 보여준 모즈 애티튜드 Mods Attitude. 그리고 그들의 삶을 자신의 라이프에 대입시키고 있는 한국의 모즈 Mods 소년 강병역. 한국형 모즈 라이프를 목표로 현재 진행중인 모즈 소년 강병역을 만나봤습니다.

인스타그램/@disfence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모즈 Mods를 사랑하는 만큼 라이프 스타일 마저도 모즈처럼 살려고 노력 중인 강병역이라고 합니다. 때론 ‘지미 jimmy’라고 불리고 있는데 그렇게 불리는 걸 즐기기도 해요.

무엇이 당신을 모즈의 세계로 끌어들이게 했나요?

5년 전 지인이 모즈라는 서브컬처가 있다며 데저트 부츠 Desert boots에 좁은 통의 팬츠, 프레드페리 Fred Perry 피케셔츠, 피쉬테일 파카 Fishtail Parka를 입고 있는 한 남성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당시 정체성이 없던 저에게는 이 서브컬처가 엄청나게 쿨해 보였고,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렇게 점차 모즈의 세계로 빠져들던 중 콰드로페니아 Quadrophenia란 영화를 보게 됐는데 주인공인 지미의 삶과 저의 삶에 굉장한 동질감을 느끼며 더욱 깊숙이 빠지게 됐어요. 노동 계층 젊은이들의 반항심에서 나온 하지만 그런 문화들이 그들만의 멋으로 표현되는 서브컬처! 저에겐 이만한 매력을 갖은 서브컬처는 더 이상 없을 듯해요.

모즈 서브컬처 중 꼭 이건 해보고 싶다는 게 있을까요?

영국에서는 1950년대 이후 각 시대마다 뚜렷한 서브컬처들이 탄생했습니다. 테디보이와 모즈, 스킨헤드, 펑크, 투톤, 노던소울 등 그 외 화려했던 클럽들과 밴드들…. 그들의 등장에는 모즈가 베이스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얼마큼 모즈 서브컬처가 있느냐의 차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1970년대 등장한 노던소울은 모즈의 자유로움과 쿨함을 가장 신선하게 넘겨받은 서브컬처라고 생각합니다. 노동 계층의 백인들이 미국의 흑인 음악에 춤을 추는 모습들은 흑인과 백인의 벽을 확실히 무너뜨리고 어울릴 수 있게 해줬죠.

저는 모즈 서브컬처에 최대한 집중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영국의 런던이 아닌 위건과 북부 지역, 에식스와 남부 지역에 남아있는 그들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어요.

the who poster from uk , 70_80s vintage boombox , 70s trunk 안에 담긴 cd, 그외에 카세트와 lp들 (거실)
콜렉션들을 모아 놓는 거실

모즈 서브컬처에 관련된 것들을 모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을 주로 모으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프레드페리 Fred Perry의 의류를 비롯해 그 외의 관련된 물건들을 모으는 편이에요. 모즈를 대표하는 밴드 중에서도 더 후 The Who, 더 잼 The Jam을 제일 사랑합니다.

그들과 관련된 배지, 볼펜, 티셔츠, 잡지, 바이닐, 비디오 테이프, 카세트 테이프 등 저의 라이프 스타일에 가장 잘 녹아들 수 있는 것들로 수집하는 편이에요. 현재는 더 후의 카세트 테이프와 비디오 테이프, 람브레타 피규어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모즈를 추구하지만 브리티쉬 전반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어서 피쉬테일 파카, 동키 코트, 리바이스 팬츠, 밀리터리 스포츠 코트 등 시대별 의류들도 수집하며 판매도 했었습니다. 모즈만큼 저를 잘 보여주는 것이 빈티지인데 붐박스나 턴테이블 등 옛날 기기들을 모으는 것들도 좋아해요.

최근에는 1960년대 영국 폴딩체어를 살만큼 가구에도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추후에는 모즈에 관련된 밴드들의 초판 엘피를 모으고 싶네요.

굉장히 폭넓게 모으시는데 그중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모즈처럼 쿨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지금도 저의 집과 옷장에 걸린 수많은 프레드페리 Fred Perry 의류와 1950년대 피쉬테일 파카 그리고 1970~1980년대 동키 코트들을 제일 좋아해요.

의류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관심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특별히 좋아하는 모즈 음악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역시 모즈를 대표하는 더 후의 ‘마이 제네레이션 My Generation’을 좋아해요. 스몰페이시스 , 더 잼 등 모즈를 대표하는 밴드는 많지만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주역 중 하나였던 더 후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외에도 투톤 스카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더 스페셜스 The Specials나 매드니스 Madness요! 백인들과 흑인들을 연결시켜주는 연결고리란 생각이 들어서 많이 들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2011년 피터블레이크와 의 콜라보 에디션

만약 지금 당장 영국에 간다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제일 먼저 런던의 모즈 숍들을 전부 들려서 돈을 탕진하고 싶어요! 하하~!! 그리고 그것들을 입고 세븐시스터즈로 갈 거예요. 물론 브라이튼은 필수로 갈 거고요. 아직 영국에 한 번도 가보진 않았지만 만약 가게 된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해가 지고 뜨는 것만 봐도 행복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모즈 서브컬처가 전성기였던 1960년대로 돌아간다면 모즈로서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나요?

단 하루라도 영국의 1960년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런던의 카나비 스트리트 Carnaby Street를 걷고 싶어요. 그리고 1964년에 브라이튼 비치 Brighton Beach에서 일어난 로커즈와 모즈의 대격돌에 참여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그들의 삶 자체가 너무나 특별했기 때문에 하루만이라도 그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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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Fred Perry Korea>

모즈 라이프로 살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모즈 라이프로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신에게 집중하고 그걸 자유롭고 쿨하게 보여주려고 하는 태도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던지 어떤 집에서 살던지 나는 나이고 누구도 나를 무시하거나 깔 볼 수 없다… 라는 태도요. 그거면 된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아직 잘 안 되고 있지만요.

더 후의 피트 타운센트, 더 잼의 폴 웰러, 둘 중 누가 더 병역 님의 스타일인지 궁금해요.

모즈 서브컬처 전성시 시대를 주름잡았던 더 후의 피트 타운센트는 당연히 모즈 신에서 대통령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 등 모든 면에 영향을 끼쳤고요. 하지만 쇠퇴했던 모즈 서브컬처를 다시 끌어올린 더 잼의 폴 웰러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낍니다. ‘모드 파더 Mod Father’라고 불리는 만큼 음악, 패션 등 모즈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하고요. 나이든 지금도 여전히 멋진 그의 모습에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모즈 패션 중 좋아하는 패셔니스타가 있나요?

앞서 언급한 피트 타운센트, 폴 웰러, 존 스테판, 트위기 등 그리고 1990년대 모즈를 추구하는 브릿팝 스타들은 많지만 저에겐 콰트로페니아의 지미 역할을 맡았던 ‘필 다니엘스 Phil Daniels’가 최고예요. 패셔니스타란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젊은 시절 그의 모습은 제가 모즈와 브리티시 서브컬처에 빠지게 해준 최초의 인물이었기 때문이에요. 블러의 뮤비에 출연해 모즈 패션을 입은 그의 모습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멋졌구요!

병역 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패션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최근에는 모즈 스타일링에 관련된 작업물을 제작했어요. 총 다섯 벌의 옷을 착장한 스타일링 작업을 했습니다. 일단 서울에 오면 하고자한 목표가 있었는데요, 물질적인 것보다는 저를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며칠 전 프레드페리 Fred Perry 와 함께한 ‘Mods Day with Fred Perry’를 시발점으로 개인 작업을 한 달에 한 번씩 해보려고 다짐한 그 첫 번째 작업이었어요.

두 가지 착장 스타일링은 기존의 모즈룩을 개안해서 표현해봤고 나머지 세 착장 사진은 좀 더 모즈 룩으로 잘 알려진 프레드페리 Fred Perry 의상을 이용해서 표현해봤습니다.

순수한 개인 작업물이지만 감사하게도 프레드페리 Fred Perry 측에서 3벌 정도의 의상을 대여해줬고, 나머지 의상들은 다 제 개인 소장품으로 스타일링 해봤습니다.

outer-fred perry bomber 개인소장, inner- vtg shirts 개인소장, bottom- newque 모델소장,acc-fred perry cap 개인소장,acc2-fred perry barrle bag 개인소장 , acc3 - fred p
모자, 아우터, 백, 테니스 라켓 – 프레드페리 Fred Perry, 셔츠- 개인소장, 팬츠- 모델소장,
outer- fredperry shirt 개인소장,outer2 - fred perry hoodie 협찬,inner-fredperry 협찬, bottom- 스타일리스트 소장, shoes- julien david 모델소장,acc-socks 개인소장
아우터, 후드티, 양말 – 프레드페리 Fred Perry,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 슈즈- julien david
outer - fred perry fishtail&fred perry jersey 개인소장, inner- fredperry 협찬, shoes- oofos 스타일리스트 소장,acc- rayben 스타일리스트 소장품,acc2- fred perry hea
아우터, 셔츠, 헤드폰, 팬츠- 프레드페리 Fred Perry,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

추후에 해보고 싶으면 스타일링도 있으세요?

일단 결심한 대로 꾸준히 작업을 해볼 생각이에요. 다양하지만 확고한 신념과 기준이 있는, 그리고 언젠가는 프레드페리 Fred Perry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처럼 브리티쉬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모여 전시를 열고 싶어요. 그리고 전 여전히 모즈라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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