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슬리브스 Greensleeves – 40주년을 맞이하는 댄스홀 Dancehall 역사의 산실

만약 아일랜드 레코드 Island Records나 트로잔 레코드 Trojan Records가 스카, 락스테디 그리고 루츠레게의 영국 내 명문 레이블이라 했다면, 그린슬리브스는 댄스홀의 명문 레이블입니다. 댄스홀이란, 춤을 추는 장소를 칭하기도 했지만 흔히 디제이 DJ (마이크를 잡고 토스팅을 하는 사람, MC의 개념입니다)들이 읊조리는 풍이 많은 루츠 레게보다 많이 춤추기 좋아진 80년대부터 두각을 나타낸 장르인데요, 이 장르를 영국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이 되었던 레이블입니다. 거의 영국 댄스홀 씬의 첫발의 딛게 한 레이블이기도 하구요.

1975년에 만들어진 이 레이블은 80년대에 공격적인 마케팅의 아이템으로써, 자메이카 현지에서 가장 핫했던 프로듀서나 뮤지션들의 유통망 역할을 했습니다. 당대 자메이카에서 히트 제조기라고 불리웠던 헨리 “준조” 로스 Henry”Junjo”Lawes의 레이블인 볼케이노 Volcano와 협약을 맺어 가장 빠르게 영국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대표적으로 바링튼 레비 Barrington Levy나, 엘로우만 Yellowman을 영국에서 대 스타의 반열에 올림과 동시에, 락스테디 시절 영웅이었지만 살짝 전성기를 벗어났던 싱어 존 홀트 John Holt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원래 작은 레코드 샵으로 시작을 하여, 자메이카의 유통망을 구축하여 영국에 수입하는 역할 정도만 했던 그린슬리브스는 어떤 계기로 인하여 레이블로 전향을 하였는데요, 싱어인 닥터 알리만타도 Dr.Alimantado가 그 계기였습니다. 알리만타도는 언더그라운드 싱어로 자메이카에서 활동을 했었는데요, 그의 싱글중 한 곡을 펑크밴드 섹스 피스톨즈 Sex Pistols의 죠니 로튼 Johnny Rotten이 너무 좋아한 나머지 전폭적인 지지와 홍보를 하였고, 이는 곧 피부색 관계 없이 큰 히트를 쳤으며 영국에서의 활동을 도모하게 합니다. 이 때, 영국으로 이주하는 그에게 버진 레코드 Virgin Records에서도 러브콜을 보냈지만, 그는 버짓도 회사의 규모도 작지만 본인의 음악활동을 여러방면에서 안정적으로 지원해줄 그린슬리브스를 선택하기로 했고, 그린슬리브스는 신속히 그의 첫번째 정규 앨범을 제작하였으며, 그것은 그린슬리브스의 첫번째 앨범이기도 했습니다.

밴드 루츠 라딕스 Roots Radics의 타이트하고 명료한 연주를 바탕으로 한 곡 작업은 순조롭게 흘러갔고, 곧 바링튼 레비의 Looking my love와 Englishman, 존 홀트의 Police in helicopter과 같은 세기의 명곡들을 탄생시키며 그린슬리브스는 톱 레이블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당대 싱어들이나 디제이들 사이에서 그린슬리브스와 계약을 하면 돈이 되고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많은 아티스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그린슬리브스와 계약을 하게 됐고, 어떤 해는 모든 히트곡이 전부 그린슬리브스에서 제작한 것일 때도 있었습니다. 1980년 부터는 자메이카의 댄스홀 뮤직의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지요.

1980년대 초반까지는 그린슬리브스의 시대였으나, 곧 1980년대 중반부터는 댄스홀 신흥 강대 세력들의 등장에 주춤하는 이전보다는 명성이 다소 꺾인 세월이 이어집니다. 아주 간간히 빅 히트곡을 만들거나, 황금기의 컴필레이션 앨범 등으로 명문 레이블의 이미지를 어찌어찌 지켜왔던 이 레이블은 후에 자메이카의 VP레코드에게 흡수 당하였고 판권도 모두 가버렸었습니다. 하지만 VP의 경영은 영리했고, 2017년을 맞이하야 그린슬리브스의 40년을 기념하며 레이블의 부활을 선언하여 현재 다시 신보들이나 리이슈 앨범들이 이 레이블을 통하여 나오고 있습니다.